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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남자와 동중서는 각각 도가와 유가라는 두 개의 전통을 대표하지만 두 사람은 하나의 정신세계 속에서 두 전통을 형성한 것이었으므로 그 정신은 일치된다. 양자는 하나의 관념체계로부터 나왔이며, 또 음양오행이라는 동일한 서술체계를 사용하였다. 고대 중국 문화라는 통일체 속에서 양자가 차지 하고 있는 영역은 상이하지만 양자는 상호 보완적 이며 상호 교류한다. 회남자는 의심할 바 없이새로운 관념체계의 산물이다. 동중서는 새로운 관념체계의 지배 아래서 유가의 학설을 새롭게 해석하여 해안화한 유가사상을 방대하고포용력 있는 관념체계의 일부로 만들었다. 유가는 그를 통해 새로운세계 속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유학은 동중서에 의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회남자나동중서는 모두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음양오행사상을 통해 그들이 구성한 사상체계를 서술하였다. 그것이야말로 암암리에 그들에게 깃들어 있던 관념체계의 신기한 힘이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애써서 구축한 이론체계가 당시 이미 지배적인 위치를차지하고 있던 동일한 관념체계의 표상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였다.
그러한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서술체계, 곧 음양오행사상은 전한시대 이래 중국 문화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였으며, 사회의 보편적인 신앙이 되었다. 오직 신앙이 되어야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표충적인 문화 형태는 결국 심층적인 관념체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회남자든 동중서든 그리고 또 다른 지엽적인 사사득도 모두 음양오행사상이라는 '그물' 로부터 도피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서술체계로서의 음양오행사상은 자신이 태어난 관념체계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 모습을 구획지어 놓기도 한다. 그래서 생명이 충만한 체험적 세계가 경직된 기계적 개념의 틀에 넣어지는 과정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세계가 응고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그 틀만을 보고 그 세계를 보지아지는 못한다. 그들은 도의 표상을 도 자체와 동일시한다. 이것않으며, 그 말만 알 뿐 그 체험을은 유한한 언어로 무한한 체험을 표현하려고 하는 데 따르는 당연한보상이다. 그 때문에 주역계사전상에서는 군자의 도가 드물다라고 탄식한 것이다.전한시대 이래 유가와 도가는 모두 이 새로운 체험세계로부터 나왔으며, 공인된 음양오행사상의 서술체계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인자가 본 것을 인이라고 하고, 지자가 본 것을 지라고 한다는 말처럼 양자는 동일한 체험세계의 일단만을 가전통' 을 형성하였다. 전체를 설명하려 함으로써 서로 다른
렇다고 하더라도 이 두 전통은 모두 하나의 정신, 하나의 체험세계의 표상이다. '인' 이나 지'는 도' 자체가 아니라 '도'의 표상이다.인자는 인'을, 지자는 지'를 도'로 생각한다. 노자의 말처럼"대도가 사라지자 인의가 생겨났고, 지혜가 나타나자 커다란거짓이 생겨난 것 이 다. 이 것은 도'를 잃은 것이고, 거짓이며,인위이다. 그렇게 하여 '인' 이나 '지'는 '도'의 반대편으로 달려가고, 그 스스로도 생명력을 잃게 된다. 그렇지만 체험세계와 서술체계그리고 '도'와 인', '지'는 서로 표리를 이룬다. 생명이 충만한 체엄세계는 결국 완전하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도록 자신을 속박하고있는 개념의 틀에 끊임없이 충격을 가함으로써 그 안에들어 있는 의미를 언표로 나타낸다. 근대의 학자들이 이 세계의저쪽에 서서, 같이 비교될 수 없는 관념으로 이 세계를 비교하려 할때 문득 이 서술체계가 목적론적인 것 같으면서도 기계론적이고, 관념론적인 것 같으면서도 유물론적이고, 과학적인 것 같으면서도 미신적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은 모두 그 때문이다.
서술체계는 언어의 제약을 받지만 음양오행사상에서는 많은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이 충만한 체험세계를 최대한재현한다. 유가와 도가는 공통된 서술체계와 상징을 사용하였고, 표상하는 세계도 대략 흡사하다. 그렇지만 양자 사이에는 각기 더욱주목하였던 분야, '인'이나내륙 문화와 초기 유가의 기본 관념을 동화하면서 세속적 윤리설을
'지의 분야가 있다. 한대의 유학자들은우주의 도덕 강령으로 변화시켰다. 그 핵심은 '인이었다. 인' 이란'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가장 완전한 덕이다. 또 인은'두 사람', 곧 인륜 관계를 의미한다. 동중서는 인을 천심으로 보았다. 하늘의 뜻을 살펴보면 무한한 인을 간직하고 있다. 사람이 하늘로부터 명을 받을 때하늘에서 인을 취하여 어질게 되었다."한대의 유학자들은 인간을 만물을 포괄하는 음양오행이라는우주와 인생의 도식 속에 집어 넣고, '인'을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거스르는 자는 죽지 않으면 망한다는 우주의 도덕적 율령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구애되어 두려워하는 바가 많게 하였다. 이렇게 유가들은 사회의 문제에 주목하여 인의 실현과 국가의 안정에 주력하였다.
그에 비해 도가는 내륙 문화 관념체계의 대항자라는 면모를 가지고 출현하였다. 한 무제가 '유술만을 높인다'는 기치를 내젊에 따라황로학은 관방철학의 지위를 상실하였으며, '도술'은 '유술'에대한 재야의 반대 세력이 되었다. 황로학에서 가르치는 통치의 방법과 장생의 방술, 그리고 혼탁한 세 상을 떠나 삶을 온전히 하려는 처세론의 경향 등은 의심할 바 없이 '지자의 행위이다. 도가는 개인을중시하고 정신의 해방과 장생을 추구하였다.유가는 인간의 강상 윤리를 천지에 항상 존재하는 올바른 우주의도덕 율령으로 파악하여 그것을 천도와 인정에 비추어 바로잡음으로써 '천'과 인간의 관계를 밝히고 나아가서 천지와 같은 덕을 획득하려고 하였다. 그에 비해 천지와 함께 태어나고 만물과 일체라는 도가의 정신적 경지는 천지 운행의 기틀을 훔치고" 음양 조화의 기틀을 빼앗는" 심신의 수련을 통해 천지와 시종을 같이하려고 하는등 천과 인간의 완전한 교류와 동화를 지향하는 생명세계와 정신적 품격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