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문화는 인류의 체험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문화는 다른 체험을 나타낸다. 어떠한 문화의 현상에도 핵심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문화 차조자의 체험이 고도로 응축된, 생명이 충만한 체험세계의 전체를 상징한다. 천은 중국문ㅇ화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천을 모르고서는 중국 문화가 나타내는 생생한 체험을 통찰할 수 없다.
1. 두 가지 장애
천의 원류를 고찰하고 천의 의미를 탐구할 때 부딪히는 장애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역사적 장애이다. 중국문화의 연원이 깊다고는 하지만 문자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역사는 기원전 1400년 전후까지 소급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최초의 문자는 은대의 갑골복사인데 그것은 보통 중국문화의 기점으로 간주된다. 갑골복사와 서주 시대의 금문이 중국 문화의 운류를 탐구하는데 가장 믿을 만한 사료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발굴된 유물들은 상당히 단편적이어서 그것들에만 의지해서는 천의 원류를 알아낼 수 없다.
또한 현존하는 엄청난 양의 문헌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도 쉽게 착오ㅇ를 범할 수 있다. 청대 이래롤 무헌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쳐쓴 흔적이 맣이 발견되었는데, 시대가 오랜 것일 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에싸사람들의 비도덕성을 책할 수 는 없다.고대 중국에는 현대적 의미의 역사 관념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의 역사에는 사실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상과 환상으로 가득 차있다. 그 때문에 종종 사실이 이상과 환상에 의해 편지되었다. 위서의 작자들은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ㅇ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역사를 묘샤하였을 뿐이ㅏㄷ. 그들은 역사적 이상과 환상을 펴닙하였지만 자신으 ㅣ이름을 남기지는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작품을 우주에 융화시켜 하나로 만들었다. 이러한 점들이 이성적인 고찰에 많은 장애가 되었다.
옛날 문헌에서 발견되기는 하지만 고고학적 고증을 거치지 않은 고사를 흔히 고사전설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고사들은 전설을 통해 가공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현존하는 최고의 문헌 중의 하나인 서경의 우서, 하서, 상서의 대부분은 이와 같은 이상화된 고사전설에 속한다. 그것들이 나타내는 것은 작자의 정신세계일 뿐이지만 그로인해 우리는 잘못된 길로 ㄱ접어들 수 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원류를 찾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작자가 그것들을 창작하던 시대에 머물게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요전, 순전, 감서, 등에서 어떠한 원류를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를 춘추전국시대에 머물게 할 것이다.
천을 탐구하는 데 두번째 장애는 심리적 장애이다.
인률는 사물의 외면적 형식에 집착하고 언어에 얽매이며 현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고질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다. 고대 사상가들은 이에 대해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중요에서는 누구나 먹고 마시지만 맛을 아는 자는 드물다라고 하였다. 먹으면서도 그 맛을 모른다는 것은 먹는 것과 맛 사이에 일종의 간극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먹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비롯된다. 먹으면서도 그 맛을 모른다는 말에서 맛은 본연의 맛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 말의 실질적인 의미는 먹으면서도 그 본연의 맛을 모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으면서 맛을 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먹으면서 맛을 안다고 할 때의 맛은 글의 외면만으 보고 뜻을 지어낸다 라는 말에서의 뜻과 같다. 이러한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맛을 인식하고 뜻을 이해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험을 먹는 것과 글에 투사하는데서 발생한다. 이러한 경향은 서양문화의 통제를 스스로 강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대의 학자들에게서 더욱 빈번히 나타난다. 이들은 중국의 천을 최고의 신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한다. 종교적인 제약을 많이 받고 있는 서양에는 모든 것을 지배하는 최고의 신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의 시대인 20세기에는 하나의 전체로서의 천은 주재로서의 천, 물질로서의 천, 자연으로서의 천, 의리로서의 천, 운명으로서의 천등으로 분해된다. 어떤 체험을 통해 표현된 문화 현상을 가지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중국의 사회 형태, 정치 형태, 경제 형태를 낯설게 규범화하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틀이나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적 장애와 심리적 장애는 서로 맞물려 있다. 역사적 장애의 어떤 부분은 이전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심리적 장애의 유산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장애는 의심할 바없이 후대에 새로운 역사적 장애를 만들어 놓을 것이다.단편적인 유물과 불완전한 문헌 때문에 생긴 장애에 대해서는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어떻게 할 수가 없다.